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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 하는 말

어느 순간부터 공포/스릴러 장르가 좋아졌다.

by 핀펫 2020. 6. 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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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해보면 난 원래 공포영화를 굉장히 못 봤었는데

 

근데 아마 딱 상병 진급하던 그 날 밤이었나 했던 걸로 기억함.

 

군생활 계산기 보니까 48%였던 날이었는데, 그 날 굉장히 무섭고 잔인한 꿈을 꿨었음.

 

내가 도심의 어떤 거대한 건물에서 막 도망가고 그런 꿈이었던걸로 기억함.

 

예를 들자면 게임 F.E.A.R같은 분위기였다고 해야 하나?

 

민간인이랑 군인이랑 다 나오던 상황이고.

 

그런데 막 사람들도 미쳐돌아서 막 서로 죽이고 뒤에 귀신들이 미행하고 튀어나오고 쫓아오고 도망다니던 막 그런 꿈.

 

 

근데 그게 단순히 지나가는 꿈이 아니라 그 꿈에 굉장히 시달렸는지

 

자면서 "엑윽엑엑 으으극ㄱ극그으극ㄱ 끆ㄲㄱㄱ" 이러면서 잤나봄 ㅎㅎ

 

당시 이등병이던 후임이 불침번 서다가 나 부르면서 괜찮냐고 깨울정도 였으니..

 

그래서 물 가져다드리냐고 물어보길래 괜찮다고 가라고 하고 다시 누워서 생각해봤는데

 

얘 그때 나 일병님이라고 불렀네 이런 씨발

 

 

뭐 하여간 다시 누워서 자려고 하는데 무섭고 심장떨려서 도저히 잠이 안오더라.

 

귀신 나오는 영화나 게임을 해봤던게 별로 없는데 어떻게 그런 끔찍하고 죳같이 생긴 귀신이 머리속으로 그려졌는지도 잘 모르겠고

 

꿈은 자신의 내면이라는데 내가 그렇게 폭력적이고 그로테스크하고 사람 잘 괴롭히는 내면이 있었나 싶기도 했고

 

당시에 다시 생각하긴 무서웠던 꿈이었는데 지금 다시 생각해보면 좀 대단한 꿈이었다고 생각됨.

 

 

마침 그 다음날이 토요일이어서 가만히 생각해봤는데

 

꿈 자체는 굉장히 무서웠는데 흐름으로 봐서는 굉장히 재밌어서

 

혹시 공포영화도 이럴까 하고 호기심에 공포영화를 봤는데 더이상 안무서웠음.

 

뭐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빰! 하고 나오면 음향이랑 시각때문에 놀라긴 하는데

 

그래도 라면먹으면서 허허 하면서 볼 정도로 변해서 그 이후론 생활관에 셋톱박스에 있는 공포영화는 지금까지 다 봤음.

 

근데 헬지 얘네가 공포영화를 추가 안 한지 굉장히 오래됐다는게 조금 불만족스럽다.

 

엑소시스트 시리즈라도 넣어줬으면 좋겠는데...

 

 

하여간 내가 그때 뭐 생각이 복잡했는지

 

아니면 몸에 기운이 약해서 귀신이 잠시 쏙 들어왔다 간건진 모르겠지만

 

덕분에 공포/스릴러라는 장르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으니 그 귀신한테 좀 고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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